최근 한국전력공사(한전)가 웨스팅하우스(WEC)의 소수 지분 인수에 대해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와 관련된 자금 조달 방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미 정부 간의 협력으로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원전 산업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사안으로 여겨지며, 특히 한전의 재무 상태가 인수의 성사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웨스팅하우스는 미국의 대표적인 원전 기업으로, 현재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있다. 시장에서의 기업 가치는 약 200억 달러(약 27조4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이 중 10% 지분을 인수할 경우 최소 2조4000억 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대규모 자금 조달이 실제로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한전이 어떤 경로를 통해 자금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전은 현재 재무 구조가 매우 악화된 상태로, 6월 말 기준 총부채는 210조7000억 원에 달하며, 차입금은 11조 원에 이른다. 이로 인해 하루 이자 비용이 115억 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재정적 압박 속에서 한전은 정부를 대상으로 유상증자와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 수취, 추가적인 한전채 발행 등의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자금을 확보하는 방법이나, 한국수력원자력 및 기타 발전 자회사로부터의 배당금 수입이 중요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지난 2023년에는 한전이 발전 자회사들로부터 3조2000억 원의 중간 배당을 받았으며, 매년 3월에는 연간 실적에 따른 배당금도 수취하고 있다. 이러한 배당금은 한전의 자금 조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정부가 한전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시장에서 논의되고 있다. 과거에도 정부가 한국가스공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하여 재무 구조를 개선한 사례가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유사한 방식으로 정부의 지원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
한전채의 추가 발행도 자금 조달 방식 중 하나로 거론되고 있다. 한전의 자본금이 증가하면 한전채 발행 한도도 비례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 한전채 발행 한도 특례가 내년 말 일몰을 앞두고 있어, 이 연장을 통해 추가 발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 이러한 방안들이 실제로 실행될 경우, 한전은 웨스팅하우스의 지분 인수를 위한 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한전이 자금을 조달하더라도, 지분 인수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남아 있다.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필요하다면 자금을 마련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한전이 3대 주주가 되더라도 이사회 진입 문제는 여전히 복잡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웨스팅하우스의 공동 대주주인 캐나다 기업들로부터의 동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 측이 웨스팅하우스 이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의미 있는 지분율’을 두고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웨스팅하우스의 기업 가치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의 평가액은 2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 여력에 따라 최대 300억 달러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과거 브룩필드가 인수할 당시 기업 가치는 82억 달러였으나, 현재는 그 가치가 세 배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업 공개를 앞두고 웨스팅하우스의 가치가 고점에 도달했다는 우려를 낳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 내에서 대형 원전 8기를 건설하고, 한수원과의 협의에 따라 유럽 시장 진출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미래의 기업 가치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적으로, 한전의 웨스팅하우스 지분 인수는 단순한 재무적 거래가 아닌, 한국의 원전 산업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복합적인 사안이다. 재무 상태의 개선과 자금 조달 방안의 실행 여부가 인수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며, 이를 통해 한국이 원전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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