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온스랩 합병 논란 소액주주들의 반발과 우회상장 우려

휴온스그룹의 자회사인 휴온스랩의 합병이 최근 소액주주들 사이에서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는 휴온스랩을 상장사인 휴온스에 흡수합병하는 과정에서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의 주주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탄원서 연명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들은 비상장 자회사가 상장 계열사에 합병되는 방식이 자회사 우회상장의 새로운 경로로 악용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번 합병의 쟁점은 그 형식에 있다. 만약 휴온스랩이 단독으로 상장하게 되면 ‘쪼개기 상장’ 논란과 우회상장 심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미 상장된 계열사에 흡수합병되는 경우에는 최대주주 변경이 없다는 이유로 거래소의 우회상장 심사에서 제외될 수 있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액트는 이러한 제도의 허점을 비판하며, 실질적으로는 비상장 자회사의 상장 효과가 발생하면서도 상장 심사와 투자자 보호 절차는 무시되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액트는 이번 합병이 우회상장 심사 대상이라면 경영 투명성, 투자자 보호, 그리고 코스닥 시장의 건전성 요건에 위배되므로, 거래소가 직접적으로 우회상장에 준하는 질적 심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이러한 방식이 묵인될 경우, 다른 지주사들도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 계열사에 합병시키는 우회 경로를 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라는 점에서 심각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주주 방어권의 공백 문제도 논란의 한 측면이다. 휴온스랩이 휴온스로 합병되면 지주사인 휴온스글로벌은 핵심 자산을 잃게 되지만, 이번 합병은 지주사 주주총회 의결 사항이 아니기 때문에 지주사 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가치 이전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주주가 표결권과 반대 수단도 갖지 못하는 구조는 심각한 부당함을 초래할 수 있다.

또한 가격 산정에 대한 이견도 존재한다. 외부 평가기관이 산정한 휴온스랩의 기업가는 1290억원이며, 합병가액은 주당 1만4500원으로 책정되었다. 액트는 이를 미래 성장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저평가로 보고 있다. 휴온스랩은 알테오젠의 ALT-B4와 비교되는 피하주사 제형 변경 플랫폼인 ‘하이디퓨즈’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이 플랫폼의 잠재력을 고려할 때 지주사 주주가 보유한 미래 가치는 더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이미 이 합병으로 인한 가치 이전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액트에 따르면 합병 소문이 돌기 시작한 지난 5월 11일부터 공시일인 18일까지 6거래일 동안 휴온스글로벌의 주가는 29% 하락한 반면, 휴온스의 주가는 같은 기간 동안 16.5% 상승했다. 이는 지주사에는 가치 유출 우려가 반영되고, 사업회사에는 신성장 자산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사안은 2024년 두산그룹의 사례와도 유사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합병은 금융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요구와 주주 반발로 인해 철회된 바 있다. 비상장사의 가치는 기업공개를 통한 시장 가격이 아닌 내부 평가를 통해 이전된다는 점에서, 휴온스랩의 합병도 공정한 산정 기준이 심사되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 만약 합병비율이나 주주 보호 방안이 미흡하다고 판단될 경우,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 등을 통해 제동을 걸 가능성도 남아 있다.

한편, 휴온스는 이번 합병을 통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파이프라인의 확대와 연구개발 역량의 증대가 합병의 주요 목적이라 주장하며, 혁신형 제약기업 인증을 통한 약가 우대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합병에 앞서 법무부 가이드라인에 따라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특별위원회를 설치해 거래의 정당성, 공정성, 절차적 적정성을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시장의 주목은 지배구조 변화에 있다. 휴온스랩이 지주사 밖의 사업회사로 이동할 경우, 휴온스글로벌의 휴온스 지분율은 40.8%에서 약 48%로 증가하게 된다. 이는 지주사의 가치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핵심 사업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는 구조로 해석된다. 윤성태 회장 일가는 휴온스글로벌 지분의 절반가량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래 가치가 큰 자산을 지주사 연결에서 제외하는 이 합병은 승계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액트는 이번 합병을 자본시장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례로 규정하고 있다. 지주사 주주의 핵심 자산이 충분한 견제 장치 없이 사업회사로 이전되며, 그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자본시장 신뢰와 투자자 보호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이상목 액트 대표는 “이 사안을 막지 못하면 비상장 계열사를 상장 계열사에 합병시키는 우회상장 방식이 자본시장 전반으로 확산될 수 있다”며, 탄원서 제출과 전자서명을 통해 소액주주의 뜻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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