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성과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금융위원회가 올해까지 총 1140건의 혁신금융서비스를 지정한 가운데, 실제로 시장에 출시된 서비스는 510건에 불과하다는 점에서 진정한 혁신의 실체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핀테크 스타트업인 루센트블록은 금융규제 샌드박스의 혜택을 통해 빠르게 성장한 대표적인 사례로, 2022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50만 명의 이용자를 확보하고 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발행·유통해왔다. 그러나 금융위원회의 장외거래소 예비인가에서 탈락하며 제도권으로의 진입에 실패한 루센트블록의 사례는 핀테크 혁신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킨다.
한국NFC의 ‘페이앱라이트’와 같은 또 다른 사례도 있다. 이 서비스는 사업자 등록 없이 개인이 카드 결제를 받을 수 있는 혁신적인 방안으로 주목을 받았으나, 운영 종료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국NFC 측은 금융위원회가 관련 법령 정비를 중단함에 따라 서비스를 지속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은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되더라도 실제 출시까지 이르는 경과가 쉽지 않음을 시사한다.
금융규제 샌드박스가 도입된 지 7년이 지나면서, 표면적인 성과는 분명하나 실질적인 혁신이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지정된 서비스 중 1년 이내에 실제로 출시된 비율은 33%에 불과하며, 2년이 지나도록 출시하지 못한 서비스도 91건에 달한다. 과거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지정된 279건 중 192건만이 출시된 것으로 확인되었고, 이는 전체의 10건 중 3건에 해당한다. 이처럼 규제 완화가 사업화를 보장하지 않는 현실 속에서 중소 핀테크에게는 자본력, 제휴 능력, 전산 구축비용 등 다양한 실질적 장벽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쿠팡은 2019년 삼성카드와 협력해 SMS 인증 기반의 출금 동의 서비스를 지정받았지만, 과도한 조건이 붙어 출시하지 못한 사례가 있다. 이러한 조건들은 핀테크 기업들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출시하는 데 있어 또 다른 허들이 되고 있다.
현재 금융 샌드박스의 지정 건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그 내용은 단순히 동일하거나 유사한 특례가 반복적으로 신청되는 구조이다. 예를 들어, 대출 비교 중개, 예금 비교 추천 등 기존 서비스와 유사한 서비스들이 많아 새로운 금융혁신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의 내부 업무 규제를 완화하는 특례가 증가하면서 샌드박스의 본래 취지와는 다른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결과적으로 핀테크의 비중은 6년 사이에 60%에서 13%로 감소하고, 대형 금융사들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대형 금융사들이 더욱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시장에서의 우위를 점하는 양상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금융 샌드박스의 본래 목적이었던 핀테크 혁신의 촉진이라는 측면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문제를 인식하고 제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스타트업의 재무 건전성 심사를 유연하게 하고, 과도한 부가조건을 완화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우수 사업자에 대한 인허가 가점 및 심사 패스트트랙 부여가 계획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핀테크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제도권에 안착하는 데 기여할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이다.
성과평가의 방식 또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재의 성과 평가는 지정된 서비스의 수, 출시 유치, 일자리 창출 및 소비자 편익 등으로 제한적이며, 실제로 시장에서 얼마나 오래 살아남았는지, 정식 인허가로 이어졌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는 부족하다. 영국 금융감독청의 사례처럼, 테스트 종료 후 시장 출시 여부 및 사업 모델 개선 등을 성과로 추적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접근은 핀테크 혁신이 단순 수치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시장에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이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4/0000108740?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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