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I 산업의 정치자금 모금 현황과 그 의미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인공지능(AI) 산업의 정치적 영향력이 두드러지고 있다. 올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관련 슈퍼팩 ‘리딩 더 퓨처’가 모은 정치자금은 총 1억2500만 달러, 즉 약 179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는 AI 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조직으로서 이들이 정치적 힘을 강화하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31일 미 연방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된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조직은 지난해 동안 대규모 자금을 모았으며, 올해 1월 1일 기준으로 보유한 현금만 해도 4960만 달러에 이른다.

주요 기부자 명단에는 실리콘밸리의 저명한 AI 기업과 벤처 투자사의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다. 오픈AI의 공동 창립자인 그레그 브록먼 사장과 그의 아내 애나 브록먼은 각각 1250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앤드리슨 호로비츠의 마크 앤드리슨과 벤자민 호로비츠도 같은 금액을 기탁했다. 이 외에도 초기 투자사 ‘SV에인절’의 론 콘웨이는 50만 달러, 팔란티어의 조 론스데일은 25만 달러를 기부했으며, AI 검색 스타트업 퍼플렉시티도 10만 달러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리딩 더 퓨처’의 주요 목표는 연방 차원의 단일한 AI 규제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들은 캘리포니아와 뉴욕 등 각 주 정부가 제정하는 다양한 AI 규제가 혁신을 저해할 것이라며,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단순히 단기적인 정치적 승리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AI 우위가 미국 정치의 핵심 초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슈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후보자들에게 이들의 메시지가 전달될 것이라는 기대도 내비쳤다. 이번 슈퍼팩의 활동은 과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와 유사성을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주 정부 차원의 AI 관련 규제를 차단하고 연방 정부 차원의 기준을 마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바 있다.

실제로 이 슈퍼팩은 뉴욕과 텍사스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을 반대하고 공화당을 지지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뉴욕에서는 AI 규제 입법을 주도했던 민주당 후보 알렉스 보어스를 비난하는 정치 광고를 제작했으며, 텍사스에서는 공화당의 크리스 고버 후보를 지원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이러한 활동은 AI 산업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다.

AI 기술의 발전이 급격히 이루어지는 가운데, 이러한 정치자금 모금과 활동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AI 산업의 이해관계자들이 정치적 입지를 다지기 위해 펼치는 이와 같은 노력은 궁극적으로 미국 내에서 AI 관련 정책이 어떻게 형성될 것인지에 대한 중요한 신호탄이 될 것이다. 앞으로 이들이 요구하는 연방 단일 규제가 실제로 시행된다면, 이는 미국의 AI 정책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AI 산업의 정치적 참여가 확대됨에 따라, 기술과 정책의 경계가 더욱 모호해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374/0000489979?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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