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소규모주택정비사업의 공동시행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번 조치는 건설업자들이 시공이나 자금조달 책임 없이 과도한 수수료를 챙기는 등의 문제점이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시는 최근 3곳의 건설업체가 참여한 45개 구역의 계약서를 분석한 결과, 모든 계약에서 총매출액의 2.0%에서 2.8%까지를 수수료로 책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계약서에는 총매출액 산정 기준이나 예상 수수료 총액이 명시되어 있지 않아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사용하는 분양수입 기준으로 계산할 경우, 현재 수수료는 정비사업전문관리업체에 맡길 때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수수료 지급 시기도 조합에게 불리하게 설정되어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45건 중 35건에서 사업시행계획인가까지 수수료의 60%에서 70%가 지급되도록 되어 있으며, 착공 시점까지 지급되는 금액은 최대 80%에 달한다. 이는 분양수입이 발생하기 전에 조합이 상당한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를 만들어 조합의 재정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또한, 정비사업 표준협약서의 주요 조항인 이행보증, 사업비 공동계좌 운영, 금품·이권 개입 금지 등의 내용도 대부분 반영되지 않아 문제가 되고 있다.
더욱이 공동시행자들의 업무와 책임이 불명확하다는 점도 지적되고 있다. 일부 건설업자들은 조합설립 동의 및 사업성 검토, 시행계획서 작성 등의 업무는 수행하고 있지만, 자금조달 업무는 계약서에 명시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공동시행 제도의 취지와는 거리가 먼 상황이다. 정비업체와 달리 공동시행 건설업자는 조합원 과반수의 동의만으로 선정될 수 있어 경쟁과 검증 절차가 부족하다는 점에서 서울시는 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현장 점검에서도 부적정 사례가 발견됐다. 서울시는 지난 7월 27일부터 8월 7일까지 민원이 제기된 공동시행 조합 두 곳에 대해 외부 전문가와 합동으로 실태 점검을 시행했으며, 이 과정에서 총 49건의 부적정 사항을 적발해 9건을 수사의뢰하고, 21건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렸다. 주요 문제로는 입찰공고와 총회 평가배점표의 불일치, 동의서에 건설업자의 역할과 수수료 미기재, 총회 의결 없는 용역계약 체결 및 비용 초과 지급 등이 있다.
서울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8월과 10월 두 차례에 걸쳐 국토교통부에 소규모주택정비법 개정을 건의했다. 건설업자가 공동시행자로 참여할 경우 시공자로서의 책임을 지도록 법에 명시하고, 공동시행자 선정 및 협약 기준을 마련할 법적 근거를 마련하자는 내용이다. 또한, 등록사업자에게도 건설업자와 동일한 규제를 적용하도록 요청했다.
서울시는 자체 개선책도 마련하고 있다. 다음 달 중에는 공동시행자 선정 절차와 입찰제안서 등을 담은 선정기준, 예상 수수료 총액과 건설업자 정보를 공개하는 표준동의서, 업무 범위 및 책임과 수수료 산정 기준을 명시한 표준협약서를 마련해 배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서울시와 자치구,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합동 기획 점검을 실시하여 계약과 자금 관리 전반을 살필 예정이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공동시행은 조합이 전문성을 보완받기 위해 선택하는 제도인 만큼, 조합원이 과도한 수수료 부담을 떠안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법 개정 전이라도 표준협약서 적용과 건설업자별 추가 점검을 이어가 조합원의 권익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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