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성과 연대로 성장하는 새로운 조직 모델의 가능성

함성룡 (재)글로벌청년창업가재단 상임이사(CFP)는 최근 스타트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조직 모델인 연합형 조직에 대해 논의했다. 기존의 창업 생태계는 창업자에게 모든 책임이 집중되고 구성원들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존버’하는 구조로, 이는 장기적인 생존에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연합형 조직은 자율성과 연대를 통해 공동의 미션을 달성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연합형 조직은 각 구성원이 자신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유지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느슨하게 결합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는 전통적인 고용 관계에서 벗어나, 협력과 기여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조직 모델이다.

연합형 조직의 본질은 ‘자율성’과 ‘연대’의 균형에 있다. 각 구성원은 독립적인 경제 주체로서 자신의 생계를 책임지면서도, 공동의 플랫폼이나 서비스에 기여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예를 들어, 디자이너 A는 개인 프로젝트에서 수익을 창출하면서, 공동체가 운영하는 디자인 플랫폼을 통해 고객을 만나고 일부 수익을 플랫폼의 운영비와 공동 연구개발에 기여한다. 이처럼 각 구성원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도 공동체의 가치 창출에 기여하는 방식이 연합형 조직의 핵심이다.

이러한 구조는 전통적인 창업 모델이 갖는 단점을 보완한다. 대표 한 개인에게 집중된 리스크는 분산되고, 구성원들의 생계 불안정성은 줄어들며, 공동체의 미션은 더욱 뚜렷해진다. 더욱이, 이 구조에서는 단순한 매출 증가가 아닌, 더 많은 사람이 자율적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공동의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성장’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변화는 생태계의 성장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그러나 연합형 조직이 성공적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필수 조건이 존재한다. 첫 번째는 ‘신뢰’다. 각 구성원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면서도 공동의 약속을 지킬 것이라는 믿음이 필요하다. 이는 법적 계약만으로는 이루어질 수 없으며, 함께 문제를 해결한 경험이나 투명하게 공유된 정보가 쌓여 신뢰를 형성하게 된다.

두 번째는 ‘투명성’이다. 누가 무엇을 기여했는지, 잉여가 어디에 사용되는지가 명확해야 한다. 블록체인 기술이나 협업 툴을 활용한 투명한 기여 추적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불투명한 구조는 불신을 초래하고, 이는 연합의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

세 번째로는 ‘기여의 순환’이다. 구성원이 기여한 것이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는 구조가 명확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금전적 보상에 그치지 않고, 더 나은 협업 도구, 학습 기회, 네트워크 확장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각자가 기여한 것이 전체 생태계를 강화하고, 그 강화된 생태계가 다시 개인에게 더 큰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양성의 존중’이 필요하다. 각자의 생활 구조와 경력 단계, 전문성, 가치관이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강점으로 전환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된다. 획일적인 조직 문화나 일하는 방식을 강요하지 않고 각자의 리듬에 맞춰 기여할 수 있는 유연성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조건들이 충족될 때, 연합형 조직은 단순한 프리랜서 네트워크를 넘어 진정한 공동체로 진화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공동체는 외부의 충격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으며, 자율적으로 적응하고 진화하는 생태계로 자리잡을 것이다. 함성룡 이사의 통찰은 현대의 창업 환경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앞으로의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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