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를 다시 품게 되면서 분리막 사업의 재편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 합병은 2019년 물적분할 이후 7년 만에 이루어진 결정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와 중국 업체의 저가 공세로 어려움을 겪던 SKIET의 체질 개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26일, 양사는 각각 이사회를 열고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합병 기일은 내년 1월 1일로 정해졌다.
SKIET는 2019년 4월 SK이노베이션의 소재사업 부문이 물적 분할되면서 설립된 독립 법인으로, 그 당시 전기차 시장의 급속한 성장에 힘입어 분리막 사업의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 독립적인 형태로 출범했다. 그러나, 7년 후 다시 모회사로 돌아가는 것은 전기차 시장의 환경이 크게 바뀌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최근 전기차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주요 고객사인 배터리 제조업체들의 생산 및 가동률이 감소함에 따라 분리막 수요도 급감하는 상황이다. 여기에 더해 중국 업체들이 생산능력을 확장하며 가격 경쟁을 통해 시장에 진입하면서 SKIET의 수익성 또한 큰 타격을 입었다. 이러한 경과로 영업손실이 누적되자, SKIET의 자금 조달 능력은 점차 감소했다. SK이노베이션은 독립법인 체제를 유지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채무불이행 가능성과 같은 재무적 리스크가 계열사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SK이노베이션은 다양한 방법을 검토했으나, 최종적으로 합병이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와 함께 생산 거점의 재편도 계획하고 있다. SKIET는 중국 내 분리막 제조업체인 셈코프에 약 888억원에 자사의 중국 공장을 매각했으며, 충북 증평 공장에서는 연내 상업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향후 생산은 약 2조원을 투자한 폴란드 공장을 중심으로 운영할 계획이며, 증평 공장은 차세대 분리막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러한 합병 이후의 주요 과제는 분리막 수요와 가동률의 회복이다. SK이노베이션은 SKIET의 제품 개발 역량과 자사의 R&D 역량을 결합하여 에너지 저장 장치(ESS)용 분리막으로의 수요처 다변화를 도모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600억원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창출 효과를 기대하며, 2년 내 EBITDA 흑자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다시 품은 결정이 단순한 계열사 합병이 아닌, 배터리 소재 사업의 체질 개선을 위한 선택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합병이 향후 전기차 시장에서 SK이노베이션의 입지를 어떻게 변화시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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