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패러다임이 변화하는 가운데, 인공지능(AI)의 도입이 점차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대기업들은 AI 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중소기업들의 현실은 다소 암울하다. 창호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김 모 대표는 올해 초 AI 시스템 도입을 검토했으나, 수억원에 달하는 설치 비용을 보고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AI를 통해 자동으로 유리를 재단하고 도면 규격을 확인하는 시스템은 매력적으로 보였지만,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 걸림돌이 되었다.
AI 전환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은 많지만, 이들 기업이 실제로 AI를 활용하는 비율은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낮다. 중앙일보의 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의 77.3%가 AI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는 반면, 중소기업은 단 28.9%에 불과하다. 이러한 현실은 중소기업들이 AI를 도입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여유가 부족하기 때문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AI 설비와 소프트웨어 설치에 드는 비용은 최소 3억원에 달하며, 이는 중소기업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교육을 위한 예산도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비해 중소기업은 현저히 부족하다. AI 교육업체 팀스파르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의 38%가 AI 교육 예산을 5000만원 이상 편성한 반면, 중소기업은 5% 미만에 불과했다. 한 중소 제조업체의 직원은 AI 활용을 위한 지침이 내려왔지만 회사에서 교육이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초기에는 챗GPT 등 유료 구독 서비스를 제공했으나, 경기가 나빠지면서 이마저도 중단된 상황이다.
이러한 중소기업의 AI 도입 현황은 향후 산업 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기업이 AI 기반으로 가공한 제조공정 데이터와 품질 기준을 협력업체와 공유하더라도, 협력업체가 이를 처리할 역량이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다면 공급망에서의 병목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91.5%가 공급망 전반의 AI 전환이 중요하다고 응답했으며, 협력사의 디지털 인프라와 AI 활용 역량 부족이 큰 문제로 지적되었다.
중소기업중앙회 AI혁신사업팀의 이지연 팀장은 기초적인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기업들이 많아 데이터의 절대량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전했다. 이미 확보한 데이터의 분류 작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아, AI를 도입하기 위한 기반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 대학, 대기업 등이 함께 나서서 공급망 단위의 AI 전환 기반을 구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고려대 AI연구원의 최병호 교수는 이러한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중소기업의 AI 도입을 지원하는 다양한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소기업의 AI 도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단순한 기업의 문제에 그치지 않고 전체 산업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따라서 중소기업의 AI 전환을 위한 체계적인 지원과 정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45824?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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