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서점의 위기와 문화 정책의 필요성

최근 경남 밀양에서 열린 지역 서점 활성화를 위한 간담회에서, 문화체육관광부의 최휘영 장관이 지역 서점들의 심각한 현실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는 도서정가제가 소규모 서점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과 베스트셀러 공급의 불균형 문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었다. 특히 지역 서점 대표들은 현행 제도가 대형 유통망에 유리하게 작용해 작은 서점들의 경영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신찬섭 청학서점 대표는 도서정가제를 ‘15% 할인 보증제’로 간주하며, 이는 대형 서점들이 최대 할인율을 적용함에 따라 작은 서점들도 동일한 가격으로 경쟁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지역 서점들이 공급받는 책의 상당수가 75% 조건으로, 15%의 할인 적용 시 실제 남는 금액은 3%에서 8%에 불과하다”라며, 이는 임대료와 인건비를 충당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자리에서 등장한 문제는 베스트셀러의 공급 과정에서의 지역 소외 현상이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작이나 유명 정치인의 신간처럼 화제의 책들이 발표되더라도 물량이 수도권 대형 서점에 집중되어 지역 서점은 최소 2주 이상 해당 도서를 공급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점 대표들은 “고객이 동네 서점을 찾아왔으나 책이 없다고 답해야 할 때마다 우리는 지역 서점의 취약함을 느끼고 수치심을 느낀다”라고 전하며, 이는 지역 문화의 소외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 간담회에서는 공공기관의 도서 구매가 온라인 대형 업체로 쏠리는 현상과 ‘부실 인증제’ 문제도 언급되었다. 일부 서점이 매장 운영 없이 형태만 갖추고 인증을 받는 현실은 지역 서점의 신뢰성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이와 같은 문제들은 독립 서점 창업 지원 체계의 부족과 맞물려 있으며, 지역 서점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최휘영 장관은 “책은 공공재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며, 특정 사업자가 물량을 독점하여 지역 독자들이 소외되는 것이 타당한지 유통 구조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덧붙여 부실한 인증 체계를 점검하고 도서정가제의 근본적 한계를 보완하여 지역 서점이 실질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약속했다.

최 장관은 간담회 이후에도 밀양 아리랑 시장과 영남루 등 주요 관광지를 방문하며 지역 문화 진흥을 위한 현장 점검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번 간담회는 지역 서점의 어려움을 공론화하고, 문화 정책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우는 계기가 되었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23376?sid=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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