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청년 실업률이 6.8%에 이르며, 취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많은 청년들이 ‘창업’이라는 대안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창업이 단순히 취업의 손쉬운 대안이 될 수는 없다. 금전적 투자와 복잡한 규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창업의 이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은 창업에 유리한 환경을 갖춘 나라이다. 글로벌기업가정신모니터(GEM)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국가창업환경지수는 5.9점으로 53개국 중 8위에 올라 있으며, 시장의 역동성과 정부의 지원 정책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에서 새로 창업한 기업 수는 113만5561개에 달했다. 이는 매일 평균 3111개의 기업이 생겨나는 셈이다. 이처럼 숫자적으로는 창업 열기가 뜨겁지만, 기업의 성장 측면에서는 우울한 통계가 존재한다. 최근 3년 간 매출이나 고용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고성장기업 수가 감소하고 있으며, 창업 4~5년차의 고성장기업인 ‘가젤기업’ 또한 줄어들고 있다. 이는 창업이 늘어나는 것과 기업이 성장하는 것은 전혀 다른 두 가지의 능력임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정부는 정책의 초점을 ‘지원’에서 ‘성장’으로 전환하고, 2030년까지 인공지능(AI) 및 딥테크 스타트업을 1만 개 육성하며, 유니콘 및 데카콘 기업 50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창업기업의 숫자보다 그들이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평가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이제는 생존율과 성장 가능성을 기준으로 창업 생태계를 바라보아야 한다.
국내에서의 창업 열기와는 달리,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는 불과 10년 만에 세계 D램 시장의 주요 업체로 성장했다. 이러한 사례는 한국 기업들이 단순히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처럼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창업 후에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어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은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리는 인재 경쟁의 시대’라고 강조했다. 기업도 마찬가지로, 단 하나의 세계적인 기업이 여러 일자리를 창출하고, 협력업체를 키우며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앞으로의 10년은 단순히 창업기업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CXMT와 같은 글로벌 시장을 뒤흔드는 기업을 얼마나 많이 키워낼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창업을 넘어 ‘스케일업’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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