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토에버가 현대자동차그룹의 새만금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에 1146억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현대오토에버가 기존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서버 공급 및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AI 연산 인프라를 직접 운영하는 사업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현대오토에버는 2031년까지 단계적으로 투자금을 집행하며, 이를 통해 합작법인 지분 26%를 확보할 계획이다. 이 출자는 현대오토에버가 그룹의 AI 인프라 투자에서 맡을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과거에는 현대차·기아에 GPU 서버를 공급하는 계약 상대방이었지만, 이제는 인프라 운영사업의 지분을 보유하는 투자자가 되는 것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오토에버는 이날 이사회를 개최하고 ‘HMG AI 팩토리’에 1146억800만원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출자를 통해 취득할 예정인 주식은 114만6080주로, 출자 완료 후에는 26%의 지분율을 확보하게 된다. 현대오토에버는 올해부터 2031년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분할 출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오토에버 등 5개 계열사의 투자 참여를 확정하고, 오는 11월에는 데이터센터 건축 및 GPU 서비스를 담당하는 두 개의 법인을 설립할 계획이다. HMG AI 팩토리는 11월에 설립되어 현대차그룹의 계열회사로 편입되며, AI 연산 인프라 구축 및 운영과 GPUaaS,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담당하게 된다. GPUaaS는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GPU를 직접 구매하지 않고 필요한 연산 능력을 서비스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 모델로, 이는 고객에게 연산 자원을 제공하고 사용료를 받는 구조이다.
현대오토에버가 합작법인 지분 26%를 확보한다는 것은 사업의 투자자로서의 참여를 의미하며, 이는 현대오토에버가 지난해부터 현대차 및 기아와 맺었던 GPU 서버 공급 계약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대차와의 GPU 서버 통합 구매·공급 계약은 8월에 공급 품목 추가로 인해 약 1996억원으로 증액되었으며, 기아에 대한 대규모 공급 계약도 체결되었다. 그룹 내부의 AI 투자 확대가 현대오토에버의 장비 공급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다. 기존의 GPU 서버 공급 방식에서 벗어나, AI 인프라 투자자로서 직접 참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새만금에 약 9조원을 투자해 로봇, AI, 수소에너지 사업을 결합한 산업 거점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중 AI 데이터센터 투자액은 약 5조8000억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데이터센터는 100MW 규모로 조성되며, 장기적으로 GPU 5만 장 이상의 연산 인프라를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가동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새만금개발청은 9월 데이터센터 건축 심의에 착수하였고, 2027년 3월 착공할 계획도 제시했다.
현대오토에버의 투자 일정이 2031년까지 이어진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요소이다. 데이터센터의 초기 구축 이후에도 추가 GPU 확보와 인프라 확장에 자금이 투입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향후 투자 성과는 합작법인의 실적과 지분 투자에 대한 회계처리 방식 등 여러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게 될 것이다. 현대오토에버가 별도로 GPU 서버 공급이나 클라우드 운영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해당 계약에 따라 매출을 확보할 수 있지만, 이번 출자는 추가 매출을 보장하지 않는다.
합작법인의 초기 수익성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GPUaaS 사업은 초기 투자 부담이 크며, 고객 수요와 가동률, 이용 단가에 따라 수익성이 달라질 수 있다. AI 반도체의 성능이 빠르게 개선되는 만큼, 향후 장비 교체 및 추가 투자에 따른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 현대오토에버는 이번 공시에서 합작법인의 예상 매출, 영업이익, 투자금 회수 기간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고객 구성 및 서비스 요금 체계에 대한 정보도 확인되지 않았다.
결국, 합작법인에 대한 출자가 확정되었지만, 현대오토에버가 실제로 어떤 운영 업무를 수행하고 그 대가를 어떻게 확보할지는 앞으로 구체화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그룹 내부의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개발 수요를 바탕으로 GPU 사용량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는 존재하지만, 그룹 계열사의 수요를 넘어 외부 고객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가 향후 성장 여력을 좌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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