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기업 증가 속에서도 고용 성장 정체…딥테크 시대의 새로운 고용 전략 필요

올해 상반기, 국내 벤처 투자액이 8조 8676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의 고용 상황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중소기업 수가 850만 개에 육박한 가운데, 종사자 수는 겨우 7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러한 고용 정체는 1인 기업의 급증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반도체 등 딥테크 분야의 발전으로 인해 소수의 인력과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업 모델을 검증하는 창업이 늘고 있다. 이는 창업이 곧바로 고용으로 이어지던 기존의 공식을 약화시키고 있다.

중소기업청의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중소기업 수는 전년 대비 20만 개가 늘어난 반면, 종사자 수는 0.04% 증가에 그쳤다. 1인 기업은 22만 5754개가 증가했으나, 종사자 2명 이상 중소기업은 2만 5117개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전체 중소기업 가운데 1인 기업의 비중은 78.4%에 달하게 되었다.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고용 정체 현상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더브이씨(THE VC)의 분석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비상장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의 신규 고용은 95개사에 불과하고, 이와 반대로 고용 인원이 줄어드는 기업은 307개사로 3배 이상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통계는 창업 수가 증가하더라도 매출과 수익성, 후속 자금조달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용 확대가 어려움을 시사하고 있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원은 소수의 핵심 인력과 고도화된 기술이 요구되는 분야는 투자가 몰리더라도 고용이 즉각적으로 늘어나는 것은 아닐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생계형 1인 창업보다 혁신 역량을 기반으로 한 1인 창업이 고용을 창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민형 벤처기업협회 본부장 또한 AI가 창업 초기 인력 수요를 변화시키고 있다고 언급하며, 창업자가 한두 명으로도 다수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초기 고용이 부진하다고 해서 사업성이 낮다고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1인 기업이 첫 직원을 채용하는 시점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이 시장에서 검증되었음을 나타내며,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진입하는 신호일 수 있다. 노 연구원은 자본과 기술 집약 산업의 경우 초기 고용 인원이 적더라도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1인 기업의 고용 기업 전환을 일률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창업 단계와 성장 단계를 분리하는 투트랙 지원 체계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창업 초기에는 최소 인력으로 기술과 사업 모델을 검증하도록 지원하고, 매출과 시장성이 확인된 기업에는 연구개발 및 인력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모든 창업 기업에 동일한 고용 기준을 적용하기보다, 창업 지원과 스케일업 지원을 명확히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EU)에서는 창업 기업 수의 집계를 넘어 고성장 기업을 별도로 분류하여 이들이 창출하는 양질의 일자리를 추적 관리하고 있다. 한국도 단순한 창업 기업 수와 총 고용 규모에 의존하는 것에서 벗어나, 성장 단계별로 고용 및 매출, 후속 투자, 생존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지표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창업 기업의 최대 고비는 시제품 개발 이후의 과정이다. 기술력을 갖췄더라도 실증 레퍼런스가 부족하면 민간 고객의 구매가 지연되고, 매출이 없으면 후속 투자와 대출이 어려워지는 ‘데스밸리’에 빠질 위험이 있다. 노 연구원은 정부가 실증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공공 및 민간의 첫 구매를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한계기업을 무리하게 존속시키기보다 원활한 폐업과 사업 전환을 지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는 변화하는 고용 환경에 맞춰 새로운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딥테크 시대에는 창업 단계와 성장 단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각 단계에 맞는 지원 체계를 마련함으로써 실질적인 고용 창출로 이어질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421/0009192876?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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