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새로운 정책에 따라 액셀러레이터(AC)가 지분 과반을 보유한 자회사가 창업기업으로 인정받는 시대가 열렸다. 이 조치는 AC가 직접 스타트업을 설립하여 회사를 만드는 컴퍼니빌딩 방식의 활성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창업자의 지분 희석 문제와 7년 내 매각 의무 조항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AC와 벤처캐피탈(VC)의 기존 투자 모델은 이미 설립된 스타트업과 창업자를 대상으로 자금과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창업 생태계에서 ‘벤처스튜디오’ 모델이 주목받고 있다. 이 모델은 투자자가 사업 아이디어를 직접 기획하고 창업팀을 구성하여 자본과 인력을 투입하여 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개인 창업자가 부담해야 할 리스크를 줄여주는 장점이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모더나의 사례는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성공적인 적용을 보여준다. 모더나는 미국의 벤처스튜디오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의 초기 자금으로 설립되었으며, 국내에서는 패스트트랙아시아가 굿닥, 헬로네이처, 푸드플라이 등의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창출한 바 있다. 최근 씨엔티테크와 더인벤션랩 등도 이와 같은 모델을 도입하여 창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벤처스튜디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은 일반 스타트업보다 빠른 성장 속도를 자랑한다. 글로벌 스타트업 스튜디오 네트워크(GSSN)에 따르면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스타트업 72%가 시리즈 A 투자에 성공한 반면, 일반 스타트업은 42%에 그쳤다. 창업부터 시리즈 A까지 소요되는 시간도 평균 25.2개월로, 일반 스타트업의 56개월에 비해 현저히 짧다.
중소기업창업 지원법 시행령에 따르면, AC가 지분을 과반 이상 보유한 자회사는 창업기업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 조항은 외부 자본이 아닌 기존 기업이 자회사를 통해 창업 지원을 받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그러나 이번 정책 변경으로 AC가 컴퍼니빌딩을 통해 설립한 자회사도 창업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는 AC의 창업 지원 사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AC가 자회사에 투자한 금액은 초기기업 투자 실적에도 포함된다. AC는 등록 후 5년 안에 전체 투자금의 40% 이상을 업력 3년 미만의 초기기업에 투자해야 하며, 이번 정책에 따라 AC가 자회사형 스타트업에 투자한 금액도 의무투자로 인정된다. 그러나 AC 관계자들은 벤처스튜디오의 운영에 필요한 자본과 인력이 상당히 많이 소요되므로, 중소규모 AC가 이를 쉽게 수행하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후속 투자 유치와 7년 내 매각 조항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AC가 지분을 많이 보유하는 구조는 초기 창업자에게 유리하지만, 후속 투자 단계에서 창업자 지분이 낮아지면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창업자의 지분율이 사업 지속에 중요한 동기부여가 되는 한국의 창업 생태계에서, 초반에 창업자의 지분이 30%대라도 추가 투자로 인해 나중에 10%로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특히 7년 내 매각 조항은 AC의 투자 전략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벤처 투자법 시행령에 따르면, AC는 경영지배 목적으로 투자한 기업의 지분을 7년 안에 매각해야 하며, 이로 인해 AC는 스타트업의 초기 생존을 도와주고도 기업 가치가 오를 때 헐값에 지분을 매각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할 위험이 있다. 이러한 현실은 최근의 기술 발전 속도와 투자 트렌드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AC의 자회사가 창업기업으로 인정받는 변화는 벤처스튜디오 모델의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지만, 창업자 지분 희석 문제와 매각 규정 등은 반드시 보완이 필요하다. 정책 개선을 통해 벤처스튜디오 방식의 창업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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