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장비 특허 분쟁 심화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맞소송 대결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에 필수적인 열압착(TC) 본더를 둘러싼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간의 특허 분쟁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이 두 회사는 각자 자사의 핵심 공정 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맞소송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갈등은 2024년 12월 한미반도체가 먼저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한화세미텍이 본격적으로 맞대응에 나서면서 한층 더 심화되었다.

한미반도체는 자사가 2017년에 세계 최초로 상용화한 ‘2모듈·4헤드’ 구조의 TC 본더에 대한 특허를 근거로 하여 한화세미텍의 장비가 이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구조는 여러 본딩 헤드를 동시에 구동하여 생산성을 극대화하는 방식으로, HBM 적층 공정의 핵심 기술로 간주된다. 반면 한화세미텍은 지난해 5월 한미반도체의 특허가 무효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10월에는 한미반도체의 TC본더 모델이 자사의 플럭스 및 평탄화 기술과 관련된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과 장비 폐기를 요구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최근 법원에서 첫 변론기일이 진행되었다.

한미반도체는 자신들이 2016년 최초로 HBM용 TC본더를 개발하고, 2017년에는 업계 최초로 이를 공급함으로써 시장의 표준을 정립한 원조 기업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들은 후발주자의 법적 공세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기술 가치를 훼손하려는 시도라고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또한, 한미반도체는 해당 특허에 대한 비침해 사실이 명백하다고 주장하며, 특허 무효심판보다는 본안 소송을 통해 신속히 종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2002년부터 지식재산권 강화에 힘쓰며 총 163건의 HBM 장비 관련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글로벌 TC본더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이에 반해 한화세미텍은 자사의 기술이 오랜 연구개발을 통해 축적된 결과물이라고 주장하며 기술 독자성과 시장 검증을 내세우고 있다.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모든 기술이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으며, 특허 침해는 산업 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강조하며 법적 절차를 통해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플럭스는 HBM 적층 공정에서 D램 칩을 연결하는 마이크로 범프에 부착되어 칩 정렬과 산화막 제거를 수행하는 물질로, 균일한 도포와 정밀한 검사 기술이 생산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고 있다.

TC본딩은 열과 압력으로 범프를 눌러 D램 칩을 붙이는 방식으로, 현재 HBM4까지 적용되는 주력 공정이다. 이번 특허 분쟁의 배경에는 SK하이닉스의 공급망 주도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024년 3월 한화세미텍과 TC 본더 납품 계약을 체결하며 기존 한미반도체 중심의 공급 구조를 다변화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으로부터 각각 552억원과 805억원 규모의 장비를 도입했으며, 싱가포르 장비 업체 ASMPT 제품도 일부 적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판결 결과에 따라 장비 판매나 생산 제한 조치가 내려질 경우 HBM 공급망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이미 복수 공급 체제가 구축된 만큼 단기적인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이번 분쟁은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한화세미텍이 제기한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은 오는 6월 18일로 예정되어 있다. 한미반도체 측의 소송은 아직 첫 변론기일이 잡히지 않은 상태로, 향후 이들 간의 갈등이 어떻게 전개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1/0001021899?sid=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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