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제약 및 바이오 산업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라는 두 가지 중대한 변화에 직면하며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생물보안법 통과와 함께 중국 바이오 기업의 글로벌 시장 퇴출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이로 인한 반사이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확장을 이끌며 K-바이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의회가 최근 제정한 생물보안법은 중국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이는 중국의 글로벌 공급망 내 입지를 축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는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며, 특히 위탁개발생산(CDMO) 역량을 갖춘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에스티팜, 롯데바이오로직스와 같은 기업들이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시키기 위해 생산 거점을 다변화함에 따라, 국내 기업의 참여 기회가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에 위치한 일라이 릴리의 바이오의약품 생산시설을 약 3억3000만 달러에 인수하며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했다. 이로 인해 관세 및 지정학적 리스크를 해소하고, CDMO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해당 시설은 4만5000평 규모로, 원료의약품 6만6000리터 규모의 생산이 가능하다. 셀트리온은 향후 약 7000억원을 추가 투자하여 생산능력을 13만2000리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또한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에 위치한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의 자회사인 휴먼지놈사이언스의 생산시설을 약 2억80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하였다. 이 생산시설은 원료의약품 6만 리터 규모의 공장으로, 임상 및 상업 생산이 모두 가능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송도와 록빌을 연결하는 이원화 생산체계를 구축하여 글로벌 고객에게 유연하고 안정적인 생산 옵션을 제공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생물보안법 통과에 대비한 전략적 조치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는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가 잇따르면서 바이오시밀러 시장의 확장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부터 연매출 1조원을 웃도는 블록버스터 의약품들의 특허 만료가 본격화되며, 오는 2030년까지 약 70개의 블록버스터 의약품이 특허 보호에서 벗어날 예정이다. 전체적으로 약 200개의 의약품이 특허가 만료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오리지널 의약품의 매출과 수익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경쟁사들이 제네릭 및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게 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러한 특허 만료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꼽힌다. 두 회사는 오랜 시간 동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한 경험과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셀트리온은 유럽과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성과를 거두고 있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 또한 다양한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공급망 재편과 특허 만료라는 두 가지 구조적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K-바이오가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 심화와 생산 거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이번 기회를 실질적인 성장으로 연결하기 위한 전략적 대응이 절실하다. 인도와 일본 등 경쟁국들이 이미 미국 내 생산시설 확보에 나선 점을 고려할 때, 한국 기업들도 연구개발(R&D) 투자와 생산 인프라 확충을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필요하다.
또한 정부 차원에서도 체계적인 산업 지원, 규제 완화, 인프라 구축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특허 만료라는 구조적 변화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민관이 협력하여 전략적 대응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공급망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 바이오 산업에게는 수십 년에 한 번 올 수 있는 전략적 기회”라며 “단순한 생산기지 역할에 그치지 않고, 기술 경쟁력과 포트폴리오를 함께 강화해야 진정한 수혜가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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