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벤처투자 시장에서 후기 단계 스타트업에 대한 벤처 캐피털(VC)의 자금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로 인해 유니콘 기업, 즉 기업가치가 1조 원 이상의 비상장 기업들의 몸값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와 동시에 거래 건수는 감소하고 있어, 시장의 저변이 넓어지지 않는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모바일 금융 서비스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는 최근 중국의 앤트그룹과의 지분 교환을 통해 20조 5000억 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는 토스가 역대 최고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기록한 것으로, 올해 1분기에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식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여 미국 상장을 본격화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인공지능(AI) 관련 스타트업인 업스테이지는 프리IPO 라운드에서 3000억 원을 조달하며 2조 원의 기업 가치를 기대하고 있으며, AI 반도체 설계 기업인 퓨리오사AI도 비슷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삼정KPMG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시리즈D 이후 라운드의 투자 전 기업가치 중앙값은 2021년의 고점 수준을 회복하고 있으며, 시리즈B와 시리즈C 투자 단계의 밸류에이션도 2024년부터 재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픈AI와 앤스로픽과 같은 AI 기업들이 수백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이 같은 흐름을 선도하고 있다.
국내 펀드 시장 역시 대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이후 결성된 벤처펀드 중 30%가 1000억 원 이상의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김수연 연구원은 벤처펀드의 규모가 커지는 이유를 비상장 투자 전략이 스케일업으로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내 벤처 딜 수가 91개, 규모는 3700억 원에 달했으며, 이 중 100억 원 이상의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13개에 달했다.
그러나 자금이 모든 단계로 고르게 분포되지 않고 특정 섹터와 후기 단계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낳고 있다. 이로 인해 거래량은 줄어들고 밸류에이션만 상승하는 구조가 고착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대형 펀드가 소수의 대형 딜에 자금을 배분하는 경향은 유니콘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더욱 부풀리게 만들 수 있다. 초기 및 중기 단계의 투자 공백이 길어질 경우, 초기 기업 육성 기반이 흔들릴 위험도 존재한다.
한편, 증시가 반등 국면에 접어들면서 IPO를 통한 회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지만, 실제 공모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면 프리IPO 밸류는 조정될 수밖에 없다. 반대로, 공모 및 인수합병(M&A) 등이 활성화된다면 일부 유니콘의 조 단위 밸류에이션에 대한 설득력이 높아질 수 있다. 삼정KPMG의 정도영 상무는 AI가 기업과 산업의 운영 혁신을 이끌며, 글로벌 벤처투자의 최우선 분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는 투자 자금이 검증된 기업으로 집중되고 있으며, 소규모 펀드와 신규 벤처펀드의 조성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국내 벤처투자 환경은 모태펀드의 존속 기간 연장 및 규제 개선과 세제 지원 등의 변화로 AI 분야를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증시 상승을 기반으로 한 IPO 활성화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이러한 변화들은 향후 벤처투자 시장의 구조를 변화시킬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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