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도입이 직장인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미국 실리콘밸리의 빅테크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은 오히려 더 긴 근무 시간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최근 영국 BBC가 보도한 바에 따르면, 여러 전·현직 빅테크 근로자들이 AI가 근무 시간을 단축시키기보다는 오히려 늘렸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AI의 발전이 가져온 ‘생산성의 역설’은 많은 직원들에게 실질적인 피로감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특히 스프린트 기간 동안 근무 시간이 급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스프린트란 신제품 출시나 기능 업데이트를 앞두고 몇 주간 집중적으로 일하는 시기를 의미합니다. 이 기간 동안 오픈AI와 앤트로픽에서는 주 7일, 최대 90시간까지 일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한 전직 오픈AI 직원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주 70시간 이상 근무했으며, 주말에도 긴급 회의가 빈번히 열렸다고 전했습니다. 이러한 긴 근무 환경은 경쟁적인 성과 평가 문화와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습니다.
메타와 같은 기업에서는 직원들이 의사와 상관없이 AI 관련 긴급 업무에 강제로 배치되는 ‘차출(drafted)’ 문화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메타의 전직 직원은 차출을 거절하기 어려운 분위기 때문에 결국 회사를 떠나야 했다고 밝혔습니다. 메타는 최근 8000명에 달하는 직원을 해고한 바 있으며, 직원들은 불안한 고용 상황 속에서 언제 자신이 해고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결국 이러한 환경은 직장 내 불만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한 메타 직원은 “임원을 제외하고는 아무도 행복하지 않다”고 토로했습니다.
UC버클리의 연구에 따르면, AI를 활용한 근무 환경에서도 직원들은 더 많은 업무를 맡고, 더 빠른 속도로 작업을 수행하며, 근무 시간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MIT의 연구자 닐 톰슨은 AI가 업무 시간을 절약하더라도, 새로운 업무를 구현하고 실제 작동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다시금 긴 근무 시간을 요구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혹독한 근무 환경 속에서도 미국 빅테크 직원들은 막대한 성과급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엔비디아, 인텔, 아마존, 구글 등의 기업들은 성과에 따라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을 지급하는 제도를 활용하여 직원들을 보상하고 있습니다. 이는 주가 상승에 따라 보상 규모가 커지는 구조로, 직장인들에게는 큰 유인 요소가 됩니다. 하지만 이러한 높은 보상도 혹독한 근무 환경과 함께 곤란한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결국, AI의 발전이 예고된 근무 환경의 변화와는 달리, 미국 빅테크 기업에서의 현실은 여전히 과중한 업무와 긴 근무 시간으로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직원들의 삶의 질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과연 AI의 도입이 진정으로 직장인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44152?sid=104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