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에서 상영 중인 영화 ‘오디세이’가 천만 관객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영화는 그리스 영웅 오디세우스의 귀향을 다루며, 그의 여정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고통과 죄의식, 그리고 귀향 본능을 깊이 있게 탐구하고 있다. 특히, 오디세우스의 귀향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멘토르, 즉 충직한 친구의 존재가 주목받고 있다. 멘토르는 오디세우스의 아들인 텔레마코스를 보호하며 그가 아버지를 찾아 나설 수 있도록 자립심과 판단력을 키워주는 역할을 했다. 이러한 멘토르의 개념은 현대 사회에서 ‘멘토’라는 용어로 확장되어, 다양한 분야에서 사람들에게 지침을 제공하는 이들을 지칭하게 되었다.
이와 같은 멘토르의 역할은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근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그들을 지원하는 엔젤 투자자의 역할이 부각되고 있다. 엔젤 투자자는 원래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숨은 후원자를 지칭하는 용어였지만, 현재는 초기 스타트업에 자금과 경험,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이들은 스타트업의 성장에 중요한 밑거름이 되어주며, 멘토르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는 약 1만 3000명의 스타트업 멘토르가 활동 중이며, 이들은 매년 3000여 개의 스타트업에 1조 2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고 전문적인 조언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엔젤 투자는 2014년 필자가 도입한 팁스(TIPS) 프로그램과 결합되어 우아한형제들, 토스, 당근마켓, 직방 등 많은 유니콘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였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타트업이 성공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명망 있는 엔젤 투자자의 투자가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엔젤 투자 규모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2021년에는 1조 5000억 원이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감소세로 돌아섰다. 개인투자조합 결성과 엔젤 클럽의 활동도 주춤한 모습이다.
그렇다면 엔젤 투자가 줄어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금융투자상품이 투자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야 하는 점이 있다. 엔젤 투자는 초기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로 수익성을 제공하지만 회수 리스크가 높아, 30%에서 100%에 이르는 소득공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눈에 띄는 성공 사례가 부족하며,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와 같은 절세 및 유동성을 고려한 투자상품이 증가하면서 엔젤 투자의 매력이 감소하고 있다.
또한, 엔젤 투자는 높은 리스크에 비해 헤지 수단이 부족한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과거에는 정부의 매칭펀드를 통해 리스크를 분담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이러한 지원이 부족하다. 특히 지역에서는 믿을 만한 투자 정보가 부족하고 후속 연계 투자도 여전히 취약한 상황이다.
엔젤 투자 위축 현상은 스타트업 생태계의 숨은 위기 신호일 수 있다. 비록 전체 벤처 투자 규모는 증가하고 있지만, 극초기 스타트업들에게는 자금이 돌지 않는 상황이다. 지역 청년들에게 ‘투자의 등용문’ 역할을 하던 엔젤 투자마저 줄어든다면, 그들의 도전 의지와 열정은 어디서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따라서, 엔젤 투자가 다시금 청년 스타트업들의 멘토르로 각광받을 수 있도록 투자 매력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대안과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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