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발전으로 인해 한국 반도체 산업이 역대급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이와 함께 특허 분쟁의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AI 기술을 활용하여 경쟁력을 높이고 있지만, 그 과정에서 ‘특허 괴물’이라 불리는 미국의 특허 관리 전문 기업(NPE)들의 공격에 노출될 위험이 커지고 있다.
전기전자 분야에서 지난해 미국 내 소송 건수가 급증하였으며, 한국 기업이 피소된 소송의 상당수가 NPE에 의해 제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미국에서 발생한 전기·전자 분야의 소송 건수는 110건에 달하며, 이는 2023년의 85건에서 지속적으로 증가한 수치이다. 특히, 이러한 소송의 78%가 전기전자 분야에 집중되어 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물론 다양한 반도체 소재 및 부품 기업들도 그 대상이 되고 있다.
문제는 NPE가 소송을 남발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는 미국의 특허 시스템에서도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NPE는 실제 제품을 생산하지 않으면서 특허를 등록하고 이를 기반으로 소송을 제기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기업이다. 미국에서의 특허 침해 소송의 80%가 NPE에 의해 제기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는 특허 무효심판(IPR) 신청이 기각되는 경우가 잇따르고 있어 한국 기업들은 소송 초기 단계에서 특허 무효화의 기회를 잃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더욱 체계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지식재산처는 최근 경기도 성남에서 반도체 기업들과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업계 관계자들은 특허 분쟁이 올 한 해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김정회 부회장은 “AI로 인해 반도체 산업이 좋은 상황에 있지만, 그로 인해 걱정도 많다”며 “지식재산 정책을 어떻게 마련하고 방어하는지가 향후 지속 가능성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지식재산처는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특허 심사 인력을 확대하고, 심사 및 분석 과정을 신속하게 진행할 필요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오는 6월에 개최될 세계 5대 지식재산기관 회의(IP5)에서 한국 기업의 입장을 미국에 전달하고 해결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은 “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은 지식재산 확보에 달려 있다”며, “지식재산 창출 및 선제적인 분쟁 대응을 통해 우리 기업의 초격차 사수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한국 반도체 산업은 현재 AI 호황 속에서도 특허 분쟁의 위험에 직면해 있다. 국내 기업들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특허 관리와 방어 전략 수립에 더욱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와 업계가 협력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면, 한국 반도체 산업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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