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역량 유지하며 새로운 시장으로 나아가는 기업의 길

최근 출간된 ‘전략적 피벗’은 인공지능과 자동화, 인구 구조 변화, 지정학적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현 시대에서 개인과 기업이 어떻게 변화를 수용하고 생존해 나갈 수 있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 최연성은 이 책을 통해 기존의 전문성을 놓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시장으로의 전환 전략을 제시한다. 이 과정에서 최연성은 이직이나 전업보다 역량의 재배치에 주목하며, 산업 피벗, 직무 피벗, 창업·독립 피벗 등 다양한 경로를 제안한다. 특히, 기업의 여섯 축을 재설계하는 실전 로드맵을 마련하여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책의 출발점은 리먼 브라더스의 붕괴이다. 이 사건은 많은 인재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잃게 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오랜 기간 한 기업에서 쌓은 경력과 전문성이 회사의 맥락 변화로 인해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는 점은 많은 직장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의 전문성이 변화하는 산업 환경에서도 여전히 가치가 있을 것인가?

AI와 자동화는 특정 직업의 전반보다는 그 안의 특정 업무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으며, 인구 구조 변화와 지정학적 리스크는 산업의 기반을 흔들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전략적 피벗’은 퇴사나 포기가 아닌, 반드시 지켜야 할 핵심 역량을 유지하면서도 더 높은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시장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과정을 정의한다.

개인에게는 산업 피벗, 직무 피벗, 창업·독립 피벗이라는 세 가지 선택지를 제시한다. 보고서 작성, 고객 설득, 품질 관리 등과 같은 경험을 단지 한 회사의 기능으로 한정짓지 않고, 다양한 산업과 역할로 전이 가능한 역량으로 재조명하는 것이다. ‘한 우물’을 깊게 파는 것만큼 그 우물의 물이 여전히 충분한지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지적된다.

아울러 책에서는 피벗이 필요한 시점을 알아차리는 신호와 작은 실험을 설계하는 방법도 상세히 다룬다. 무엇을 유지하고 무엇을 이동시킬지, 실패를 어떻게 학습으로 환원할지를 따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다. 특히, 직장인의 만성적인 우울감과 반복적인 정체 상태는 개인의 비즈니스 모델이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기업 피벗에 대한 논의에서도 여섯 가지 축, 즉 기술, 고객, 가치 제안, 수익 모델, 채널, 조직이 중요하게 다뤄진다. 하나의 축만 바꾼다고 해서 피벗이 완료되지 않으며, 기술 변화가 고객을 변화시키고, 채널 변동이 수익 모델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함께 고려해야 함을 설명한다. 과거 성공했던 공식들이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변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도 드러난다.

저자는 카카오, 애플, 아마존, 레고, 페이팔과 같은 국내외 기업들의 사례를 통해 성공한 기업들이 더욱 빠르게 다음 피벗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위기가 닥친 후에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성공의 정점에 있을 때 다음 시장의 규칙을 읽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화의 필요성을 논의하는 데 그치지 않고, 기존 제품과 수익 모델이 앞으로도 유효한지를 냉철하게 점검하는 기준 또한 제시된다.

저자 최연성은 AI 시대의 커리어 전략과 조직 혁신 분야에서 상당한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네슬레, 보잉, 아마존, 액센츄어 등에서 조직 및 비즈니스 모델 재설계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호주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대기업의 국제 및 이커머스 사업부에서 프로덕트 아키텍처 혁신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처럼 현장 경험을 통한 깊이 있는 통찰은 개인 커리어와 기업 전략을 아우르는 책의 구성을 더욱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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