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발표된 스탠포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의 ‘AI Index 2026’ 보고서는 한국이 AI 등록특허 수에서 세계 1위를 기록한 사실을 조명하고 있다. 2024년 기준으로 인구 10만명당 AI 등록특허는 한국이 가장 많은 수치를 보였으며, 절대 출원 건수에서도 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에도 불구하고 AI 모델 수에서 한국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우려를 자아낸다. 같은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AI 모델 수는 미국이 50개, 중국이 30개, 한국은 단 5개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한국의 AI 특허와 모델 산출 역량 간의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는 수치이다.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핵심 기술을 다룬 특허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7개 회사가 보유한 특허 수는 1,310건에 달하고, 이는 전체의 94.5%에 해당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한국의 6개 기업이 보유한 특허 수는 76건으로 5.5%에 불과하다. 글로벌 기업들은 Anthropic, IBM, Meta Platforms, Microsoft, Genentech, Google, OpenAI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국 기업들은 LG AI연구원, KT, SK텔레콤, 카카오, 네이버클라우드, 업스테이지로 이루어져 있다. 기업당 평균 특허 수는 글로벌 기업이 187.1건인 반면, 한국 기업은 12.7건에 그치고 있다.
특허의 권리화 지형 또한 흥미로운 분석을 가능하게 한다. 한국 기업이 보유한 76개 패밀리 특허 중 65건, 즉 85.5%가 한국에만 출원되었으며, 미국에 출원된 특허는 11건에 불과하다. 특히 미국 등록까지 진행된 패밀리는 전무한 상황이다. 이러한 통계는 한국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SAIL 참여 기업의 등록률은 42.0%인 반면, 국내 기업은 단 9.2%에 불과하다.
AI 파운데이션 기술군은 모델 유형, 고유 연산, 학습 기술, 하드웨어 및 아키텍처 등 네 가지로 분류된다. 이 기술군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가운데, SAIL Foundation의 발족은 한국 기업의 IP 지형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기업들은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특허를 확보하고, 이를 글로벌 표준 논의에서 유리한 위치로 활용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현재 한국은 소버린 AI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는 세 가지 기둥인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국산 AI 반도체, 한국어 및 산업 데이터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산업 IP 업계에서는 이러한 세 가지 기둥 외에도 산업 IP 기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I 핵심 기술군에 대한 특허 자산을 어떻게 쌓고, 묶고, 운용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국내 주요 연구소와 기업들은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으며, LG AI 연구원, 네이버, 카카오는 산업 도메인에 특화된 모델로의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파운데이션 모델의 학습과 평가에 필요한 기술 데이터와 특허 데이터를 다루는 영역은 아직 일반에 잘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산업 IP 전문 기업인 워트인텔리전스가 개발한 도메인 특화 언어모델인 ‘Pluto LM’은 이러한 흐름의 일환으로 주목할 만하다.
AI 산업의 대응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AI 특허 지표 외에도 파운데이션 모델 핵심 기술 특허를 별도로 추적하는 모니터링 지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둘째, 국내 출원 중심의 구조를 미국 및 유럽의 권리화로 확장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내 기업이 보유한 자산을 라이선스 구조 안에서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는 협상 채널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다. 이러한 방향성을 통해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통계는 한국이 AI 특허의 양적 지표에서 결코 뒤처지지 않는다는 점을 재확인시키며, 동시에 한국의 AI 자산이 글로벌 협상 테이블에서 어떤 무게로 환산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SAIL 풀이 가동된 현재, 국내 산업 IP 지형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관련기사]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30/0003435888?sid=101

답글 남기기